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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날 유래와 전통, 보신, 농사 및 날씨와의 관련

by 알아봐요 2023. 7. 11.

우리나라에는 중요한 날이 많지만 그 중 복날은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복날은 무더운 한여름 중에서도 가장 더운 시기에 있는데, 무더위를 현명하게 이겨내려는 조상들의 뜻이 담겨 있습니다. 오늘은 복날의 역사, 의미, 전통적인 행사 및 음식 등을 다루어 보겠습니다.

 

복날의 유래

복날은 중국 진(秦)나라 때부터 시작되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초복, 중복, 말복 등 세 번의 복날이 있으며 초복은 하지(夏至)로부터 세 번째 경일, 중복은 네 번째 경일, 말복은 입추(立秋)로부터 첫 번째 경일입니다. 이렇게 복날이 약 10일 간격으로 반복되기 때문에 초복부터 말복까지는 총 20일이 걸리게 됩니다. 해에 따라서는 중복과 말복 사이 간격이 20일이 되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 월복(越伏)이라고 불립니다.

복날 유래와 전통, 보신, 농사 및 날씨와의 관련

 

복날의 이름은 음력에서 기해가 양기에 눌려 엎드려 있는 날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복(伏)자는 사람이 개처럼 엎드려 있는 형상으로, 가을철 금(金)의 기운이 대지로 내려오다가 아직 여름철의 더운 기운이 너무 강렬해서 일어서지 못하고 엎드려 복종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여름의 더운 기운이 가을의 서늘한 기운을 제압하여 굴복시켰다는 뜻입니다. 복날은 금에 속하고 가을을 상징하는 경(庚)일을 선택한 것은 이러한 이유가 담겨있습니다.

 

복날의 전통

복날에는 다양한 전통적인 행사와 관습이 있습니다.

  • 과거에는 복날에 개장국을 즐겨 먹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숲 속의 한적한 냇가에서 개를 잡아 개장국을 끓여 먹는 복달임, 그리고 복놀이라는 풍습도 있었습니다.
  • 복날에 팥죽, 수박, 참외 등을 섭취하면 더위를 피하고 질병에 걸리지 않는다는 믿음이 있습니다.
  • 계곡이나 산으로 나가서 술과 음식을 즐기며 휴식을 취하는 풍습도 있었습니다.
  • 지방마다 조금씩 다른 관습이 있었는데, 서울에서는 삼청동의 성조우물을 찾아가 계곡물에 머리를 감거나 목욕을 즐기는 관습이 있었습니다. 부녀자들은 약수에 머리를 감으면 풍이 없어지고 부스럼이 나으니, 이를 '물맞는다'라고도 표현했습니다. 해안 지역에서는 바닷가에서 모래찜질을 하면서 더위를 이기기도 했습니다.

 

복날과 농사

복날은 농사의 풍성한 수확을 기원하는 의미도 담고 있습니다. 복날에 농사가 잘 되도록 비는 것은 복제(伏祭)라고도 부릅니다. 이날은 떡과 전을 준비하여 농사용품과 함께 논에 가져가 농사가 잘 되도록 기원하는 시기입니다. 또한 초복부터 말복까지 벼가 한 살씩 나이를 먹는다고 믿어지기도 했습니다. 벼는 줄기마다 마디가 셋 있는데, 복날마다 하나씩 새로운 마디가 생겨 벼의 나이를 나타냈습니다. 이를 통해 농사의 풍성한 수확을 기원하였습니다.

 

복날과 날씨

복날은 날씨와 관련된 속설도 가지고 있습니다. 복날에 비가 오는 것을 "삼복비"라고 부르는데, 전남 지역에서는 이를 농사비라고 하여 기다리기도 했습니다. 부산에서는 비가 오면 풍년이 든다고 믿었습니다. 강원도에서는 천둥이 치면 산과가 흉년이되는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대추나무는 삼복 즈음에 열매를 맺는데, 이때 비가 오면 대추의 열매가 맺히지 않는다고 믿어져 "복날 비가 오면 보은 처녀가 운다"라는 속담이 생겨났습니다. 보은 지역은 대추 농사가 유명한 곳으로 복날에 비가 오면 대추의 수확이 좋지 않아 가계가 어려워지므로 시집가기도 어려워진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강원 지역에서는 초복에 거미를 잡아 말려 분말로 만들어 두며, 감기에 걸렸을 때 이 분말을 섭취하는 관습이 있었습니다.

 

복날과 보신(補身)

복날에는 몸보신을 위해 특별한 음식을 준비하여 섭취합니다. 예로는 개장국과 닭백숙이 있습니다. 홍석모의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나온 시인 유만공(柳晩恭)의 시가 있습니다. "참외 쟁반에다가 맑은 얼음을 수정같이 쪼개 놓으니, 냉연한 한 기운이 삼복을 제어한다. 푸줏간에는 염소와 양 잡는 것을 보지 못하겠고, 집집마다 죄 없는, 뛰는 개만 삶아 먹는다." 과거에 조상들은 이렇게 개고기를 먹으며 더위를 이기고 몸보신을 했었습니다. 개는 금에 속하고, 화기가 극성을 부리는 복날은 불이 쇠를 녹이는 화극금(火克金)이 되어 금의 기운이 쇠퇴하기 때문에 개를 먹어 부족해진 쇠를 보충하고자 했으며 이를 통해 더위로 허해진 심신의 균형을 바로 세울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아이들과 여인들은 참외와 수박을 먹고, 어른들은 산간계곡에 들어가 탁족(濯足: 발을 씻음)을 하면서 더위를 피하곤 했습니다.

 

복날의 속신과 관습

복날에는 다양한 속신과 관습이 있습니다. 복날에 시내나 강에서 목욕을 하면 몸이 여유로워진다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초복에 목욕을 하였다면 중복과 말복에도 목욕을 해야만 몸이 여유로워진다고 믿었습니다. 복날마다 목욕을 하여 몸의 균형을 유지해야만 효과가 있다고 여겨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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