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실록이란?
고려실록은 고려시대에 편년체로 편찬된 역사서입니다. 편년체란 연대순으로 사건을 기록하는 방식으로, 중국의 고대사서인 『춘추』나 『사기』 등에서 사용된 방식입니다. 고려실록은 고려의 건국부터 조선의 건국까지 474년간의 역사를 담고 있습니다. 고려의 각 왕들의 언행과 정치, 문화, 외교, 군사 등의 사건을 상세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고려실록은 고려사 연구의 근본 자료로서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고려실록의 편찬과 발간
고려실록은 고려의 궁궐 내에 있는 사관(史館)이라는 기관에서 편찬되었습니다. 사관은 광종 때 설치되어 역사서를 편찬하는 임무를 맡았습니다. 사관에는 수국사(修國史)라는 총재관과 수찬관(修撰官)이라는 편찬관이 있었습니다. 수국사와 수찬관은 고위관료 중에서 문장력이 뛰어난 자로 겸임되었습니다. 또한, 사관에는 직사관(直史館)이라는 전임직이 있었습니다. 직사관은 왕의 언행과 신하들에 대한 견문을 기록하는 일을 맡았습니다.
고려실록의 편찬은 태조부터 목종까지의 『칠대실록』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칠대실록』은 거란의 침입으로 궁궐이 불탈 때 없어진 사관의 보관기록을 복원하기 위해 편찬되었습니다. 이후에도 각 왕이 죽은 후에 그 왕의 실록을 편찬하는 방식을 따랐습니다. 고려실록의 편찬방식은 당나라의 실록편찬방식에서 시작하여 송나라의 실록편찬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당나라의 방식은 사관의 수찬관에 의해 편찬하는 것이고, 송나라의 방식은 실록편수관을 별도로 임명해 편찬하는 것입니다.
고려실록은 궁궐 내의 사관에 보관되었습니다. 그러나 몽고의 침입이나 왜구의 침입 등으로 인해 여러 번 옮겨지거나 손상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1227년에는 해인사에 외사고를 지어 실록의 한 부를 보관하였습니다. 해인사의 실록은 조선 초기에 『고려사』를 편찬할 때 한양의 춘추관 사고에 옮겨져 보존되었으나, 1592년 임진왜란 때 완전히 소실되었습니다. 그래서 현재는 고려실록의 전권을 볼 수 없습니다.
고려실록의 내용
고려실록은 고려의 31대 왕들의 실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왕의 실록은 그 왕의 즉위년을 원년으로 칭하고, 월·일 순서로 사건을 기록하였습니다. 고려실록의 기록은 매년 각 관서에서 수집한 자료인 일록(日錄), 직사관이 기록한 왕의 언행과 신하들에 대한 견문 기록인 사고(史藁), 개인문집 등을 바탕으로 하였습니다. 고려실록은 왕의 행적과 명령, 신하들의 충성과 반역, 외국과의 교류와 전쟁, 재난과 사변, 문화와 예술 등 고려시대의 다양한 면모를 담고 있습니다.
고려실록은 단순히 사실을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편찬자들이 써넣은 사론이나 평가도 함께 수록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사론이나 평가는 고려의 정치사상이나 역사관을 엿볼 수 있는 자료로서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예종실록』에는 이자겸의 난에 대한 사론이 있습니다. 이 사론은 이자겸의 난이 고려의 정치적·사회적 문제를 드러낸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명종실록』에는 몽고의 침입에 대한 사론이 있습니다. 이 사론은 몽고의 침입이 고려의 독립성을 침해한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고려실록은 고려시대의 역사를 살펴보는 데 있어 가장 귀중한 자료입니다. 고려실록을 통해 고려의 정치, 사회, 문화, 외교, 군사 등의 역사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고려실록은 고려의 정치사상이나 역사관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로서도 중요합니다. 고려실록은 고려의 역사를 쓴 고려인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역사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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