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을 키우는 즐거움을 누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식물을 기르다 보면 진딧물이 발생하여 식물에 해를 입히기도 합니다. 진딧물이 식물의 즙을 빨아먹어 생육을 저해하고 바이러스를 전파하기도 해서 그렇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식물에 기생하는 진딧물 제거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진딧물?
진딧물은 곤충강 노린재목 진딧물과에 속하는 작은 곤충으로, 관엽식물의 새순과 새 줄기에 관을 찔러 수액을 빨아먹는 해충이기도 합니다. 이로 인해 식물의 생장이 방해되거나 바이러스병을 전파하기도 합니다. 또한 진딧물은 감로 또는 단물이라는 끈적끈적한 노폐물을 줄기와 잎에 남기는데, 이는 곰팡이와 균류의 성장을 촉진시켜 잎이 햇빛을 받는 것을 방해하고 식물 전체를 손상시키기도 합니다.
진딧물의 몸은 머리, 가슴, 배의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몸길이는 0.5~10mm 정도입니다. 머리에는 더듬이와 겹눈이 있고 입에는 식물의 세포를 찔러서 수액을 빨아들일 수 있는 바늘 구조가 있습니다. 가슴에는 3쌍의 다리가 있으며, 날개가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배에는 관 모양의 돌기가 있는데 이것을 통해 감로를 배출합니다.
진딧물의 색깔은 연한 녹색부터 노란색, 주황색, 붉은색, 베이지색, 분홍색, 검은색, 투명한 몸 등 다양합니다. 몇몇 종의 몸은 밀랍이나 미세한 털로 덮여있기도 합니다. 진딧물은 보통 잎의 아랫부분이나 새순의 중앙 부위에서 많이 발견됩니다. 진딧물은 개미와 상생 관계에 있는데 개미가 진딧물을 다른 식물로 옮겨주기도 합니다.
진딧물은 현재 약 4천 종이 전 세계에 분포되어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약 300여 종이 알려져 있습니다. 일부 종은 한 개의 동일한 식물에서만 살고 일부 종은 여러 식물 사이를 이동하면서 삽니다. 일부 종은 날개가 없는 암컷만 있고 이들은 처녀생식으로 번식을 합니다. 일부 종은 날개가 있는 수컷과 암컷이 함께 있는데 이 경우 교미를 통해 알을 낳습니다. 일부 종은 겨울에 알로 월동하고 일부 종은 성충으로 월동합니다.
진딧물 생기는 이유
다음으로 진딧물이 생기는 이유를 알아보겠습니다.
- 진딧물은 영양분이 많은 토양과 높은 습도 및 낮은 온도를 좋아합니다. 섭취할 영양분이 많고 온도와 습도가 적당한 경우 진딧물이 생길 수 있습니다.
- 진딧물은 어린 싹과 이제 막 열리려고 하는 꽃봉오리를 좋아합니다. 새싹이 막 자라나고 있거나 꽃이 막 피려고 하는 식물에 진딧물이 생길 수 있습니다.
- 진딧물이 묻은 옷에 식물이 스치는 경우 진딧물이 식물에 옮겨질 수 있습니다.
- 이미 외부에서 진딧물에 감염된 식물은 그대로 진딧물이 옮겨왔을 수 있습니다.
진딧물 암컷은 하루에 3마리에서 6마리 정도의 새끼를 낳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새끼 진딧물은 1주일 정도만 되어도 어미 진딧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즉 암컷 한 마리만 있어도 식물 전체에 진딧물이 창궐하는 건 시간문제인 것입니다.
진딧물 종류
진딧물은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데요, 일반적으로 알려진 진딧물의 종류는 다음과 같습니다.
- 목화진딧물 (Aphis gossypii Glover) : 고추, 오이, 딸기, 가지, 호박, 들깨, 엽채류 등에 발생하며, 잎의 아래면이나 줄기에 떼를 지어 살고 감로를 분비합니다. 바이러스병의 매개체로도 작용합니다.
- 복숭아진딧물 (Myzus persicae) : 고추류, 가지, 엽채류 (적색 계통과 녹색 계통) 등에 발생하며, 목화진딧물과 비슷한 특징을 가집니다. 몸빛깔은 녹색이나 붉은색입니다.
- 무테두리진딧물 (Turnip aphid) : 배추, 케일, 무, 겨자채 등에 발생하며, 잎의 테두리 부분에 떼를 지어 삽니다. 잎의 색깔을 변화시키고 수량을 감소시킵니다.
- 사과진딧물 (Myzus malisuctus) : 사과나무에서만 발생하며 5월 초부터 피해를 입히기 시작합니다. 몸이 황록색이고 머리가 짙은 색입니다. 감로를 분비하여 그을음병을 발생시키고 바이러스병을 전파합니다.
- 케르메스 쿨레이이 (Chermes cooleyi) : 가문비나무와 미송에서 발생하며, 가느다란 어린가지의 끝에 파인애플 모양의 충영을 만듭니다. 충영은 한여름에 열려서 성체를 방출합니다.
- 케르메스 아비에티스 (Chermes abietis) : 가문비나무에서 발생하며, 많은 세포로 이루어진 파인애플 모양의 충영을 만드는 게 특징입니다. 성체는 한여름에 나옵니다. 이 진딧물이 횡행하는 가지들은 죽기도 합니다.
- 아누라피스 마이디라디키스 (Anuraphis maidiradicis) : 옥수수밭에서 발생하며 개미와 공생관계를 맺습니다. 개미는 진딧물의 알을 겨울 동안 자신의 둥지 안에 넣어두고 봄에는 옥수수의 뿌리로 운반합니다. 옥수수의 성장을 정지시키고 시들게 합니다.
- 양배추가루진딧물 (Brevicoryne brassicae) : 케일, 무, 배추, 유채 등에 발생하며, 잎의 아래면에 밀랍분비물로 덮인 작은 회록색 몸체가 있습니다. 잎의 색깔을 변화시키고 수확량을 감소시킵니다.
- 들깨진딧물 (Aphis egomae Shinji) : 목화진딧물과 함께 들깨잎에서 발견될 수 있는 진딧물입니다.
- 복숭아가루진딧물 (Hyalopterus pruni Fabricius) : 복숭아나무, 살구나무, 자두나무 등의 잎 뒷면에 기생하며 즙액을 빨아먹는 진딧물의 일종으로 몸이 흰 가루로 덮여있어 이 진딧물에 감염된 잎은 마치 흰가루로 뒤덮인듯한 모습을 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 복숭아혹진딧물 (Myzus persicae) : 복숭아나무, 자두나무, 매실나무의 어린 잎이나 잎의 뒷면에 떼를 지어 즙액을 빨아먹습니다. 이때 식물체의 양분이 소실되어 생육이 정지되거나, 잎을 식물바이러스에 감염시키기도 합니다.
- 조팝나무진딧물 (Aphis citricola Van der Goot) : 조팝나무, 사과나무, 귤나무에 기생합니다. 이 진딧물의 경우 흡즙의 직접적인 피해보다는 이들의 배설물로 인한 그을음병이 더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진딧물 제거 방법
진딧물이 생기면 워낙 번식이 빠르기 때문에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제거를 해주는 게 좋습니다. 진딧물을 퇴치하는 방법 몇 가지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물 뿌리기
작은 관엽 식물에 진딧물이 발견되면 화분을 즉시 부엌 싱크대로 가져갑니다. 그리고 수도꼭지를 틀어 진딧물이 보이는 곳에 물줄기를 뿌립니다. 이때 물을 너무 세게 틀어 토양이 패이거나 유실되지는 않게 주의해야 합니다. 또한 수압이 너무 세서 진딧물이 흙 아래로 쓸려내려가 흙 안에 숨어있다가 번식하는 일도 없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식물 표면에 보이는 진딧물을 모두 제거한 후에도 진딧물의 단물은 그대로 남아있을 수 있으니 소독용 알콜을 살짝 묻힌 종이타올로 가볍게 닦아주는 게 좋습니다.
물, 식초, 설탕, 바나나 껍질을 섞어 만드는 진딧물 덫
물로 진딧물을 없애는 것에 효과가 없었다면 진딧물 덫을 이용해볼 수 있습니다. 빈 주전자에 물과 식초, 설탕, 다진 바나나 껍질을 각각 1:1:1:1 비율로 섞어줍니다. 이렇게 섞은 물을 작고 투명한 통 등에 담아 진딧물에 감염된 식물의 흙 위에 일주일 이상 놓아둡니다. 그러면 진딧물 덫이 진딧물을 유인하고, 유인된 진딧물은 먹이인줄 알고 찾아왔다가 진딧물 덫 안에 빠져 죽게 됩니다. 진딧물이 모두 사라질 때까지 진딧물 덫을 계속 교환해 주면 됩니다. 천연 살충제라서 식물에 해를 입히지 않아 좋은 방법입니다.
고추, 마늘, 생강 혼합액
매운 고추와 마늘, 생강을 1:1:1로 섞고 갈아서 물에 많이 희석시킨 혼합액을 쓰는 것도 가능합니다. 고추와 마늘, 생강의 매운 성분이 진딧물을 퇴치시키기에 진딧물이 있는 곳에 뿌려주면 됩니다.
우유
솔이나 붓에 우유를 묻힌 후 진딧물의 몸에 발라줍니다. 그러면 우유의 성분이 진딧물의 숨구멍을 막아 진딧물을 죽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 방법도 친환경 방제의 한 종류로 식물과 사람에 해가 되지 않아 좋습니다.
소주
분무기에 소주를 넣고 진딧물이 보이는 부위에 집중해서 뿌려줍니다. 그리고 소주가 모두 마를 때까지 기다려주면 됩니다. 소주는 20도 정도의 독한 제품으로 고르시면 됩니다.
지방산 살충비누
살충 비누를 구매하거나 만들어서 이용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집에서 만들어보려면 물 1리터에 순한 주방 세제 또는 가루비누 약 한숟가락을 희석한 후 분무기에 담아 뿌리면 됩니다. 살충비누에는 진딧물의 세포막을 손상시킬 수 있는 지방산이 포함되어 있어 식물에 해를 끼치지 않고 진딧물을 빠르게 죽일 수 있습니다. 2~3일에 한 번씩 살포해주면 되는데 진딧물이 모두 사라질 때까지 반복해주면 됩니다.
님 오일 살충제
식물용 님 오일을 구매하여 집에서 간단히 주방 세제와 섞은 천연 살충제를 만들어볼 수도 있습니다. 님 오일은 진딧물은 물론이고 총채벌레, 응애, 뿌리파리 등 잘 알려져있는 대부분의 해충을 퇴치하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식물에 해를 입히지 않아서 좋기도 합니다.
자세히 알아보기 : 집에서 간단히 님오일 살충제 만드는 법 및 사용 방법
화학 살충제
상황이 심각한 경우에는 화학 살충제를 써야할 수도 있습니다. 진딧물에 뿌리면 진딧물의 신경계를 마비시키는 등으로 진딧물을 퇴치시키거나 죽입니다. 최대한 사람과 자연에 해가 되지 않는 친환경 농약 종류를 찾는 것이 좋으며, 농약의 성분에 따라 이용하는 방법이 다를 수 있으니 제품 뒷면의 사용 시 주의사항을 잘 읽고 사용해야 합니다. 그리고 진딧물은 약에 대한 내성이 쉽게 생기는 편으로 살충제나 농약류를 뿌리게 되는 경우 다양한 약제를 번갈아가며 뿌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진딧물 전문가 서비스 받기
위의 진딧물 제거방법이 모두 통하지 않거나 진딧물이 너무 광범위하게 퍼져버린 경우에는 전문가의 해충방역 서비스를 유료로 받아보셔야할 수 있습니다. 숨고(soomgo) 등에서 지역 전문가를 검색해보시고 견적을 받아보시면 됩니다.
진딧물 예방법
가능한 경우 진딧물을 사전에 예방하고 최대한 진딧물이 잘 생기지 않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도 좋습니다.
- 식물을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두고, 습도를 적절하게 유지하며 너무 습해지지 않도록 합니다. 습도는 최대한 40% 이상 올라가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 식물에 비료를 주는 경우 질소 성분이 너무 많지 않도록 조절합니다. 질소 성분이 과다하면 진딧물이 좋아하는 아미노산이 많아져서 먹이가 되기 때문입니다.
- 새순과 잎의 앞뒷면, 줄기 등을 주기적으로 꼼꼼히 확인합니다. 진딧물은 번식력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한마리라도 남아있다면 다시 번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진딧물을 제거한 후에도 며칠 간격으로 식물의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하면 퇴치작업을 다시 해주어야 합니다.
- 화초를 새로 들여온 경우 2~3주간은 다른 화초와 함께 두지 않고 진딧물이 전혀 없는 것이 맞는지 확인해주는 게 좋습니다. 새로 들여온 식물이 혹시 진딧물에 감염되어 있다면 위의 제거 방법을 통해 진딧물을 완전히 퇴치해준 후에 옮겨주어야 합니다.
- 잎이 무성해지면 진딧물이 쉽게 숨을 수 있는 상태가 됩니다. 필요한 경우 가지치기를 해주는 것도 좋습니다.
- 진딧물과 상생관계에 있는 개미가 식물 주변에 꼬이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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