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사는 공간 안에서 가장 큰 해를 입히는 해충은 뭐니뭐니해도 흰개미라고 볼 수 있습니다. 더욱 쉽게 발견되는 바퀴벌레도, 나방파리도 사람에게 해를 입히지 않지만 흰개미는 집 자체를 파괴할 수 있는 위험성을 갖고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흰개미의 종류와 번식 방법, 흰개미가 있다는 징후, 퇴치법, 예방법까지 쉽게 정리해 보겠습니다.
흰개미?
흰개미는 셀룰로오스를 먹고 사는 곤충의 일종입니다. 개미와 밀접한 관련은 없지만 흰개미라고 불리며, 오히려 계통 상 가장 가까운 곤충은 바퀴벌레입니다. 흰개미는 전세계적으로 분포되어 있지만 가장 많이 발견되는 곳은 열대 우림 지역입니다.
이들 중 일부는 인간의 부주의로 원래 살던 서식지에서 다른 곳으로 옮겨간 경우도 많습니다. 최근 서울의 강남 지역에서 발견된 마른나무흰개미 역시 원래는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등 우리나라보다 위도가 낮은 국가에서 주로 발견되는 종류였습니다. 이들이 장거리 이동을 하는 주요 경로는 택배 상자와 나무로 된 배의 이동, 나무로 된 가구의 수출입, 목재 건축자재의 수출입 등입니다.
흰개미가 위험한 이유
흰개미가 사람에게 위험한 해충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 흰개미는 사람이 거주하는 목재 건축물 안에 둥지를 만들어 사는데, 이 과정에서 집이 크게 파손시킬 수 있습니다. 흰개미는 특히 환경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이 부족한 편이기에 외부에서 유입된 종의 경우 건물 내부 등 자신들이 보호받을 수 있는 환경으로 숨어들어가는 특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의 눈에 띄지 않는 목재 가구 안쪽이나 목재 서까래 안쪽 등에 파고들어 나무 안쪽에 집을 짓고 사는데 이때 나무로 된 구조물이 크게 훼손되고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 일부 흰개미는 식물을 먹고 사는데, 이들이 사람들이 재배하는 농작물을 먹는 경우 농작물이 심각한 피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흰개미 종류
집안에서 보일 수 있는 흰개미의 종류는 다양한데 그 중 대표적인 종류 3종은 다음과 같습니다.
종류 | 마른나무 흰개미 (또는 건재흰개미) |
지하 흰개미 | 습재흰개미 |
과 | Kalotermitidae 과 | Rhinotermitidae 과 | Kalotermitidae 및 Hodotermitidae 과 |
사는 곳 | 죽은 나무, 목재 구조물, 단단한 나무 바닥 등 | 건물 아래 토양 | 수분 함량이 높은 나무, 썩은 나무 또는 썩은 잎 |
생태 | 사는 곳의 나무를 갉아먹으며 물은 필요 없음 | 토양 및 토양과 접촉하는 나무에 터널 구조의 둥지를 만들어 거주함 | 물과 높은 습도를 필요로 하며 둥지 내 높은 습도를 유지하기 위해 배설물 알갱이로 나무의 틈새를 막음 |
이들 중 최근 국내 일부 지역의 집안에서 발견되고 있는 것은 마른나무 흰개미입니다. 습재흰개미와 함께 나무 안에 은신해서 군체를 만드는 특성을 가진 흰개미로, 특히 목조 건물에 막심한 피해를 입힐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자세히 보기 : 마른나무흰개미, 목재건물 킬러라 불리는 이유
흰개미 특성
- 흰개미가 지구에 거주한 역사는 바퀴벌레만큼이나 깁니다. 공룡이 전 지구를 지배하던 시기에도 흰개미는 있었습니다.
- 일개미와 병정개미의 경우 시력이 없습니다. 다만 이들은 나무 안쪽을 갉아먹고 나무 안에서만 일평생을 살기 때문에 시력이 없는 것이 이들에게 큰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 여왕개미는 하루 최대 3만 개, 연간 약 1천만 개, 평생 최대 백만 개의 알을 낳을 수 있습니다. 군체 내 공주개미들도 군체의 성장을 돕기 위해 알을 낳을 수는 있지만 여왕개미가 더 큰 책임을 지고 있으며 공주개미가 알을 낳는다고 해서 여왕개미의 자리를 차지할 수도 없습니다.
- 흰개미도 일반 개미만큼 성실하게 산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들은 잠을 자지 않고 하루 24시간 내내 먹이를 찾으며 군체를 보호하기 위해 일을 합니다.
- 사람에게는 해가 되지 않지만 사람이 거주하는 건물 구석구석에 큰 해를 입힐 수 있습니다. 특히 이들이 입히는 피해는 오랜 시간동안 눈에 보이지 않아 피해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 흰개미는 코가 없으며 대신 페로몬으로 대화합니다. 이들은 더듬이를 통해 다른 흰개미가 남긴 페로몬의 흔적을 감지하고 개체의 다른 흰개미에게 먹이의 위치를 알려주는 등의 소통을 합니다. 흰개미는 또한 여왕개미가 발산하는 특정 페로몬도 별도로 감지할 수 있습니다.
흰개미 vs. 일반 개미 차이
흰개미 중 생식계급은 날개가 달려 일반 날아다니는 개미와 얼핏 보면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이들은 아래 특성으로 구분해볼 수 있습니다.
종류 | 날개 달린 흰개미 | 날아다니는 개미 |
더듬이 모양 | 직선 | 굽혀져 있음 |
허리 | 허리가 넓음 | 허리가 움푹 들어가 있음 |
날개 특성 | 앞날개와 뒷날개의 크기가 같음 | 앞날개가 뒷날개보다 긴 특징이 있음 |
날개와 몸의 비율 | 날개가 몸 길이의 2배 | 날개와 몸의 길이가 동일함 |
흰개미 군체, 번식 및 짝짓기
다른 여느 생물체와 마찬가지로 흰개미가 사는 가장 큰 목적은 번식입니다. 군체가 점차 성숙함에 따라 공주개미들은 다른 군체의 여왕개미가 되기위한 준비를 시작합니다.
짝짓기 직후
- 흰개미의 짝짓기 시즌은 2월에서 5월 사이입니다. 이 기간 동안 여왕개미가 되려는 공주개미들은 살던 곳을 떠나 짝짓기 파트너를 찾고 새로운 곳에 둥지를 만듭니다. 새 둥지를 만드는 곳은 적절한 양의 먹이와 온도 등의 조건을 갖춘 곳입니다.
- 둥지를 만든 공주개미는 그 곳에서의 여왕이 됩니다. 알을 낳고 부화시키는 것이 여왕개미의 가장 큰 책임이 됩니다.
짝짓기 후 몇 달 이내
- 여왕개미의 첫 새끼들이 많이 성숙하여 스스로 먹이를 찾고 생존할 수 있게 됩니다.
- 군체의 1세대가 다음 세대를 돌보기 시작합니다.
- 몇 달이 지나면 한 군체 안에 수백 마리의 흰개미가 생겨날 수 있습니다.
짝짓기 후 1~2년 내
- 여왕개미는 연간 약 천만 개의 알을 낳을 수 있기에 1~2년 정도가 되면 개체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됩니다.
- 일개미는 지속해서 알을 보호하고 나무를 갉아 먹이를 생산해냅니다.
- 이들의 둥지는 대부분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는곳에 숨어있기 때문에 이 기간까지도 이들의 존재를 발견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짝짓기 후 3~5년 내
- 군체가 완전히 성숙하게 되며 몇 천 마리의 개체수로 증가하게 됩니다.
- 공주개미가 살던 곳을 떠나 새로운 여왕개미가 될 준비를 하며 군체 주기가 다시 시작됩니다.
흰개미가 생겼다는 징후
목조로 된 건물에 거주하는 분들은 집안에 흰개미가 이미 군체를 이루어 살고있는 것이 아닌지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흰개미가 침입했다는 징후가 보이는 경우, 즉시 확인을 해봐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흰개미가 생겼다고 의심해볼 수 있는 징후는 다음과 같습니다.
날개 달린 개미가 날아다니는 경우
생식계급의 흰개미는 날개가 있으며, 배우자를 찾아 새로운 둥지를 만들고자 할 때 살던 둥지를 떠나 주변을 날아다니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느 날부터 집안에 날개 달린 개미가 날아다니는 모습이 보이는 경우 흰개미를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바닥에 개미 날개가 떨어져있는 경우
여왕개미가 짝짓기를 끝내고 새 둥지를 만들 좋은 나무구조를 발견하게 되면 날개를 펼쳐 날개를 모두 떼어냅니다. 집안 어딘가에 긴 날개가 흩어져 있는 것이 보이는 경우 그 주변에 새로운 흰개미 군체가 시작되고 있는 것일 수 있습니다.
바닥에 개미 배설물이 떨어져있는 경우
집안 바닥에 갈색의 작은 알갱이 더미가 보이는 경우 흰개미(마른나무흰개미)가 목재 구조물을 파먹고 남긴 배설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배설물은 흰개미 둥지의 배설물 전용 통로로 떨어뜨린 것인 경우가 많으며, 주변의 나무구조 안에 흰개미 군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진흙 터널이 보이는 경우
흙이나 진흙으로 만든 얇은 갈색 트랙같은 것이 보이는 경우 흰개미(습재흰개미)가 바로 아래 토양부터 연결되는 둥지를 만들고 거주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목재 구조물과 가구 등의 손상
집안의 나무 구조에 눈에 띄는 손상이 보이거나, 이유 없이 변색되거나, 이유 없이 페인트가 벗겨지거나, 두드려보았을 때 안쪽이 텅 빈 소리가 들리는 경우 이미 흰개미(마른나무흰개미)에 의해 목재가 심각한 손상을 입은 상태일 수 있습니다. 또한 흰개미가 나무로 된 창틀이나 문틀 주변에 군체를 형성하는 경우 나무를 휘게하는 등 변형을 시켜 창문과 문이 잘 안닫히게될 수 있습니다.
벽 속에서 딸깍딸깍 하는 소리가 들리는 경우
병정개미가 위협을 느끼면 군체 내 다른 흰개미들에게 위험 신호를 보내기 위해 머리를 나무에 대고 딸깍딸깍하는 소리를 냅니다. 흰개미 여부를 조사하다가 이런 소리가 들리면 안쪽에 흰개미 군체가 있다고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흰개미 퇴치법
흰개미가 있는 게 맞을 경우 이들이 집을 더 손상시키기 전에 즉시 처리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흰개미 방역에 있어 가장 효과적이고 빠른 방법은 세스코나 숨고 등을 통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지만 그전에 먼저 손을 써보고 싶은 분들은 아래와 같은 방법을 시도해볼 수 있습니다.
골판지 트랩 설치
습한 지역을 선호하는 습재흰개미를 발견한 경우 시도해볼 수 있는 방법입니다. 골판지 몇 장에 물을 묻혀 충분히 적신 뒤 습재흰개미가 보이는 곳에 쌓아둡니다. 골판지도 주재료는 나무이며 그들의 먹이가 될 수 있는 셀룰로오스를 포함하고 있기에 골판지 주변으로 습재흰개미들이 몰려들 수 있습니다. 골판지에 많은 흰개미들이 모였다면 집 밖으로 꺼내고 안전한 곳에서 태워 박멸할 수 있습니다.
가구를 직사광선에 노출
나무로 된 가구나 액자 등 집 밖으로 옮길 수 있는 물건에서 마른나무흰개미의 군체가 발견된 경우, 물건을 야외로 옮겨와 햇빛에 노출시킵니다. 이렇게 하면 가구 등이 직사광선을 받게 되고 점차 뜨거워질텐데, 이렇게 태양에서 방출된 열과 빛으로 개미들을 죽일 수 있습니다.
식초 용액 활용
식초는 흰개미와 같은 집안의 해충을 죽이는 데에도 효과적으로 쓰일 수 있습니다. 식초 반 컵에서 한 컵 정도를 분무기에 넣고 흰개미가 산다고 의심되는 곳에 뿌립니다. 식초 반 컵에 레몬 2개의 즙을 섞어 뿌리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식초 용액의 산성 성분과 접촉하는 흰개미를 죽일 수 있습니다. 다만 이 방법의 경우 흰개미가 식초와 직접 접촉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기에 군체 내 모든 흰개미를 박멸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거나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붕산나트륨 활용
붕사 분말로 알려진 붕산나트륨은 세탁용 세제의 성분이고 그밖에 다양한 용도에 쓰이고 있습니디. 그 중 하나는 흰개미 퇴치 용도입니다. 흰개미 떼가 보이는 곳에 붕산나트륨을 뿌려주기만 하면 됩니다. 그럼 붕산나트륨 가루가 흰개미의 소화를 방해하여 흰개미가 식사를 하지 못하게 하고 결국 죽게할 수 있습니다.
에센셜 오일 활용
오렌지 오일이나 티트리 오일, 계피 오일 등 에센셜 오일이 있는 경우 활용해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오일은 흰개미에게는 독과도 같으며 접촉 시 외골격을 녹여 흰개미를 죽게 합니다. 흰개미가 숨어있다고 의심되는 곳에 오일을 약간의 물과 섞어 뿌려주거나, 흰개미가 집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문틈과 창문틀 등에 뿌려놓을 수도 있습니다.
전문가 의뢰
위와 같은 방법들은 물론 친환경적인 방법이면서 집에서 직접 간단히 만들어볼 수 있는 방법이기는 하지만 빠른 시간 내에 확실한 효과를 보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완전한 방역을 위해서는 전문가의 의뢰를 받아보는 것이 아무래도 좋습니다.
흰개미 예방법
흰개미를 예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언제든 이들의 징후에 주의를 기울이면서 확인을 자주 하는 것입니다. 그밖에 시도해볼 수 있는 방법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집의 벽과 바닥 등의 습기를 줄이고 건조한 상태를 유지하면 습재흰개미가 집안으로 들어올 가능성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특히 화장실 수도꼭지가 새지는 않는지, 집안과 밖의 파이프 중 새는 것은 없는지 등을 확인해보면 좋습니다.
- 위에서 언급한 에센셜 오일류와 함께 규조토를 바닥에 뿌려두는 것도 효과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규조토는 입자가 날카롭고 탈수를 시키는 특성이 있기에 흰개미가 먹는 경우 흰개미의 외골격을 뚫고 몸에서 수분을 없애 흰개미를 죽일 수 있습니다.
- 문틈과 창문 틈, 보일러 통 등을 통해 흰개미가 유입될 수도 있으니 이런 곳들은 최대한 틈이 없도록 하고 필요한 경우 방충망을 다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흰개미류가 한 번 집안에 침입하면 오랜 기간 발견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문제가 심각해질 때까지 손을 전혀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흰개미의 존재가 의심되는 경우 주저하지 않고 즉시 철저한 검사를 시작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또는 집안에 목재로 된 구조물이나 가구 등이 있는 경우 별다른 징후가 없더라도 전문가를 통해 검사를 해보는 것도 방법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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