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 무신 양규, 그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양규는 고려전기에 형부낭중, 도순검사 등의 중요한 직책을 맡았고, 삼한후벽상공신이라는 공신호를 받았습니다. 삼한후벽상공신이란, 삼국시대에 고구려, 백제, 신라가 한반도를 지배했던 시절에 후백제, 후고구려, 후신라를 세운 사람들을 물리치고 고려를 통일한 공신들을 말합니다. 양규는 그들과 비견될 만큼 고려를 위해 헌신하고, 거란의 침략에 맞서 싸워 큰 공을 세운 사람이었습니다.

 

 

 

양규의 전설적인 전투력

양규는 목종 때 형벌을 담당하는 부서인 형부의 차관이라고 할 수 있는 형부낭중이 되었습니다. 그는 1010년에 거란의 성종이 직접 군사를 이끌고 고려의 흥화진을 포위하자 도순검사(도성을 순찰하고 검사하는 관직)가 되어 성을 굳게 지켰습니다. 흥화진은 지금의 평양에 해당하는 곳입니다. 거란은 고려의 북쪽에 있던 나라로 고려와는 오랫동안 적대 관계였습니다. 거란의 성종은 고려의 현종을 겁탈하려고 흥화진을 공격했는데, 양규는 진사 정성, 부사 이수화, 판관 장호 등과 더불어 성을 굳게 지키며 완강히 저항했습니다. 거란군은 항복을 권유했지만 양규는 그들을 물리쳤습니다.

 

거란군은 포위를 풀고 지금의 평안남도에 있는 통주로 남진했고 거기서 고려의 주력 부대를 격파했습니다. 거란군은 이 때 사로잡은 노전이라는 사람을 흥화진에 보내 항복을 권했는데, 양규는 오히려 노전을 사로잡고 성을 더욱 굳게 지켰습니다. 그 뒤 군사 700여 명을 거느리고 흥화진을 출발하여 통주에서 강조의 부하였던 병사 1,000여 명을 수습해 곽주에 머무르고 있던 거란병 6,000여 명을 공격하여 성을 탈환하고 성 안에 있던 남녀 7,000여 명을 지금의 평안북도에 있는 통주로 옮겼습니다.

1011년에 개경(지금의 서울)이 함락되고 현종은 전라남도 나주까지 피란을 갔습니다. 거란군과의 철병교섭이 성공했고 거란군은 물러가게 되었습니다. 이에 양규는 구주(강원도) 방면으로 돌아가는 거란군을 쫓아갔습니다. 양규는 무로대에서 2,000여 명을 베고 포로가 되었던 남녀 2,000여 명을 탈환하였습니다. 석령에 이르러 다시 2,500여 명을 베고 포로가 된 1,000여 명을 탈환하였습니다.

또 여리참에서 싸워 1,000여 명을 베고 포로가 된 1,000여 명을 탈환했습니다. 다시 거란의 선봉과 애전에서 싸워 1,000여 명을 베었습니다. 이때 거란의 군사가 갑자기 몰려와 구주별장 김숙흥과 더불어 싸웠으나, 남은 군사가 얼마 되지 않고 화살이 떨어져 진중에서 전사하고 말았습니다. 양규는 고군으로 한 달 사이에 7차례 싸워 적을 6,500명 베고 포로가 된 백성 3만여 명을 구했습니다. 낙타, 말, 병장기 등 노획물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획득하는 대승을 거둔 것입니다. 거의 혼자서 거란군을 상대하고, 수백 명, 수천 명의 적을 쓰러뜨리고, 수만 명의 백성을 구한 만큼 고려의 영웅 중 한 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양규의 후손과 공적

양규는 전공으로 공사를 담당하는 부서인 공부의 장관이라고 할 수 있는 '공부상서'에 추증되었습니다. 부인 은율군군 홍씨에게는 교서와 함께 양곡 100석이 하사되었습니다. 아들 양대춘에게는 교서랑(왕의 서신을 검토하고 보정하는 관직)이 제수되었습니다.

 

1019년에는 공신녹권이 내려지고, 1024년에는 삼한후벽상공신에 추봉되었습니다. 공신녹권이란 공신의 공적을 기록한 문서이고, 삼한후벽상공신이란 삼국시대에 고구려, 백제, 신라가 한반도를 지배했던 시절에 후백제, 후고구려, 후신라를 세운 사람들을 물리치고 고려를 통일한 공신들을 말합니다. 양규는 그들과 비견될 만큼 고려를 위해 헌신하고, 거란의 침략에 맞서 싸워 큰 공을 세운 사람이었습니다. 현재 양규의 초상화는 국립중앙박물관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양규의 본관은 은율이고 양규의 부인 홍씨는 은율군군이라는 호를 받았습니다. 은율양씨는 양규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매년 추모제를 올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