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노사이드 뜻, 유래와 관련 법적 기준

제노사이드란 민족, 국적, 종교, 인종 등을 이유로 한 집단을 살육이나 격리, 강제교육 등의 방식으로 고의적이고 체계적으로 말살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제노사이드는 인류의 역사 속에서 수없이 일어난 비극적인 현상이지만, 법적으로 정의되고 국제적으로 처벌되기 시작한 것은 20세기 후반부터입니다.

제노사이드라는 단어의 유래

제노사이드란 용어는 1944년 폴란드계 유대인 법률학자 라파엘 렘킨 (Raphael Lemkin)이 만든 신조어입니다. 그는 그리스어의 'genos' (종족)와 라틴어의 'cide' (살해)를 결합하여 제노사이드라는 단어를 만들었습니다. 렘킨은 나치의 유대인 학살을 비판하고, 이러한 행위를 국제법상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기준을 마련하고자 했습니다.

 

제노사이드의 법적 기준

1948년 12월 9일, 유엔 총회는 '제노사이드 협약'을 채택했습니다. 제노사이드 협약 제2조는 “제노사이드란 그 전체, 또는 일부로서의 국가적, 종족적, 인종적, 또는 종교적 집단 자체를 파괴할 의도를 가지고 행해진 아래의 행위를 의미한다”라고 되어있습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행위를 제노사이드로 규정했습니다.

 

• 특정 집단의 구성원을 살해하는 행위
• 집단 구성원의 신체적 또는 정신적 건강을 심각하게 해치는 행위
• 집단의 출산을 방해하기 위한 조건을 고의로 조성하는 행위
• 집단 내 어린이를 다른 집단으로 강제이동시키는 행위
• 집단을 구성하는 어떤 요소든지 고의로 방해하는 행위

 

제노사이드 협약은 제노사이드를 예방하고 처벌하기 위한 국제적인 의무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제노사이드 협약은 1951년 1월 12일에 발효되었으며, 현재까지 152개국이 가입하고 있습니다.

 

제노사이드 협약이 발효된 이후에도 세계 여러 지역에서 제노사이드가 발생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1975년부터 1979년까지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폴포트 정권의 캄보디아인 학살, 1994년 르완다에서 발생한 투치족 학살, 1995년 보스니아에서 발생한 스레브레니차 학살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에 벌어지고 있는 전쟁과 관련해서 이스라엘이 제노사이드 혐의를 받고 재판이 진행되고 있기도 합니다.

 

제노사이드를 저지른 국가나 사람은 제노사이드 협약에 따라 국제사법재판소 (ICC) 또는 국제형사재판소 (ICTY, ICTR) 등의 국제법원에서 재판을 받게 됩니다. 제노사이드 협약은 제노사이드를 저지른 자에게 어떠한 형벌도 면제하지 않으며, 국가주권도 인정하지 않습니다. 제노사이드 협약에 따라 처벌된 사례로는 1998년 르완다 전 총리 장 캄바나(Jean Kambanda)가 국제형사재판소에서 제노사이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것이 있습니다.

제노사이드 관련 과제

제노사이드 협약은 제노사이드를 국제적으로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지만, 제노사이드의 판단과 대응에는 여전히 논란과 과제가 있습니다. 제노사이드의 판단은 객관적인 증거와 통계뿐만 아니라, 정치적이고 이념적인 요소에도 영향을 받습니다. 예를 들어 중국의 신장 (新疆)위구르자치구에서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에 대한 인권 유린이 제노사이드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는 미국과 서방국가들과, 이를 거짓말이라고 부인하는 중국의 입장은 현재까지도 대립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노사이드가 발생하고 있음을 인정하더라도, 제노사이드를 예방하거나 중단시키기 위한 효과적인 국제적인 행동은 쉽지 않습니다. 제노사이드 협약은 제노사이드를 예방하고 처벌하기 위한 의무를 규정하고 있지만,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나 기준은 명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제노사이드는 인류의 역사 속에서 계속되고 있는 비극이며, 제노사이드를 막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과 책임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