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휘태커 가족과 근친혼, 근친혼에 대한 우리나라 법령은?

얼마 전 마크 라이타라는 유튜버가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에 거주하고 있는 어느 근친혼 가족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촬영하여 화제가 되었습니다. 이 가족은 반복된 근친 상간으로 인해 다양한 유전병을 앓고 있었습니다. 감독은 이 모습을 아이폰으로 생생하게 담았습니다.

 

 

휘태커 가족 이야기

프로듀서이자 영화 감독인 마크 라이타는 Soft White Underbelly라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전국에서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보도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미국 찰스턴에서 남쪽으로 75마일 떨어진 오드 마을에 살고 있는 휘태커 가족을 만나보았고 이 가족에 대한 12분짜리 짧은 다큐멘터리를 공개해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라이타 감독은 이미 지난 2004년경 이 가족의 가족사진 촬영을 함께한 적이 있는데 2020년경 다시 이들의 집을 방문하여 가족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를 알아보기로 한 것입니다.

 

그가 만난 건 가족구성원 중 레이, 베티, 케니스, 티미, 로레인 형제였습니다 그들은 큰 개 등 동물들과 함께 곰팡이가 가득한 지저분하고 좁은 집에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이 가족은 현관 앞에 소파와 안락 의자, 각종 가재도구들을 두고 현관 앞에서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집안은 불을 꺼두어서 늘 어두웠습니다. 그리고 오랫동안 빨래를 하지 않은 옷을 그대로 입고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가족들은 처음에는 감독을 반기지 않았지만 차차 소통을 시작해 나갔습니다. 감독에 따르면, 상황은 통제 불능이었습니다. 로레인과 레이는 인간처럼 소통할 수 없는 상태였고, 특히 레이는 개처럼 짖는 형태로 소통하고 있었습니다. 일부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앓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감독이 말하는 것을 이해하고는 있었지만 상황이 마음에 들지않을 땐 바로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가족들 대부분은 두 눈이 앞을 향하지 않고 옆을 향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영상 속에서 감독은 베티라는 여자형제에게 왜 가족들에게 이러한 장애가 발생하고 있는지, 이유를 아냐고 물었습니다. 베티는 모른다고 했습니다. 베티의 아버지는 석탄 광부였는데, 어쩌면 석탄 채굴 때문인지도 모른다는 게 최선의 답변이었습니다. 그리고 가족들이 학교를 다니고 정규 교육을 받았는지를 묻는 질문도 했는데, 전체 가족 중 고등학교를 졸업한 사람은 티미 한 명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부모나 다른 가족 구성원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었습니다.

 

 

이 감독에 따르면 가족의 근친혼은 1930년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가족에 태어난 일란성 쌍둥이 형제가 있었고, 각자 결혼하여 각각 아들 존과 딸 그레이시를 낳았습니다. 그리고 이들이 결혼을 하여 아이를 낳았습니다. 사촌끼리 결혼을 한 셈입니다. 이들은 총 15명의 자녀를 낳았습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근친 교배는 인지 능력과 근육 기능 저하, 작은 키, 폐 기능 감소 등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이들 휘태커 가족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이들 대부분은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제대로 걷지 못하는 사람도 있었고, 이들 중 두 명은 숨지기까지 했습니다. 

가족의 이러한 상황이 유튜브에 공개되면서 휘태커 가족은 큰 비난과 공격을 받았고 결국 경찰이 나서서 이들을 보호해주어야 하는 상황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들 가족의 빈곤한 생활 조건을 개선시켜 주겠다는 뜻으로 이 감독은 2022년부터 모금을 시작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이 감독이 이러한 영상을 촬영하여 유튜브에 올린 행위는 표면적으로는 좋은 일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휘태커 가족을 돈 벌이에 이용하고 있다는 시선도 생겨났습니다. 지난 수 십년 동안 존재해왔던, 근친혼에 대한 고정관념을 영속화할 뿐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영상은 아래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혹시 영상이 재생되지 않는다면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시면 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nkGiFpJC9LM

 

 

 

근친혼 관련 우리나라 법령

우리나라는 현행 민법 제809조 제1항에 따라 8촌 이내의 결혼은 근친혼으로 보고 금지하고 있습니다. 8촌 이내 혈족 사이의 사람이 결혼해 혼인 신고를 하더라도 이 조항에 따르면 결혼이 무효가 됩니다. 다만, 이에 따라 8촌 이내 결혼을 금지하는 것은 합헌이지만 이 민법 조항이 헌법에 합치되지 않기에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지난 2022년에 있었습니다. 법에 따라 근친혼을 금지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이미 혼인이 성립된 경우 이를 무효화시키는 것은 지나친 조치라는 것입니다.

헌법재판소는 이에 해당하는 상황에 대해 헌법불합치로 결정했습니다. 이렇게 헌법과 맞지 않는 민법이 있음을 인정은 하지만 이를 바로 무효화하면 혼란이 생길 수 있기에 이를 일시적으로 유지하는 결정입니다. 입법부가 법을 고치지 않으면 이 조항은 2024년 12월 31일부로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