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이어 오늘도 우리나라에 엠폭스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최근 해외에 나간 적도 없는 분이라 하니 점차 지역 감염으로 번지고 있는 것인지 우려가 됩니다. 오늘은 엠폭스의 초기 증상과 진단법, 치료제와 백신, 치사율, 감염경로 등 엠폭스의 모든 것을 알아보겠습니다.
엠폭스란? 엠폭스 뜻
엠폭스는 영어로는 Mpox, 풀어서 쓰면 monkeypox로 원숭이두창을 의미합니다. 원래 아프리카 중서부의 열대우림에 서식하는 원숭이 간에 전파되는 바이러스였기에 이름에 monkey가 들어갔으며 원숭이두창에 감염된 원숭이와 접촉한 사람에게도 발병합니다. 원래 정식명칭은 monkeypox였는데 얼마 전부터 원숭이두창이 전세계로 점차 확산되면서 감염자에 대해 차별과 낙인이 생기는 것을 방지한다는 이유로 세계보건기구에서 정식 명칭을 Mpox로 변경했습니다.
엠폭스의 전세계 확산 현황
중앙아프리카와 서아프리카 지역에서는 이 엠폭스가 계속해서 확산하고 있었으며 작년 5월부터는 기존에 엠폭스가 발생하지 않았던 우리나라 등 아프리카 바깥의 지역에서도 확진 사례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외 지역에서 처음으로 엠폭스가 발생한 것은 2003년 미국에서였습니다. 가나에서 감염된 설치류 동물을 미국 텍사스로 수입했는데, 이 설치류가 프레리 도그에게 바이러스를 퍼뜨렸고 이후 미국 중서부권에서 이 프레리 도그를 반려동물로 키운 사람들 47명에게 전파시켰습니다.
이후 해외 여행이 더욱 보편화됨에 따라 엠폭스는 더이상 아프리카에서만 주로 퍼지는 바이러스가 아니게 되었습니다. 2021년 여름 나이지리아에 여행을 갔던 미국인에게서 엠폭스 바이러스가 발견되었고, 이후 2022년부터는 유럽과 아메리카, 아시아 등 전세계 대부분의 지역에서 엠폭스 발병 사례가 확인되었습니다.
엠폭스 한국 확진 사례
우리나라의 경우 2022년 6월 22일에 최초 감염자가 보고되었습니다. 아시아권에서는 하루 전인 6월 21일 감염자가 보고된 싱가포르 다음 두번째입니다. 우리나라는 오늘 확진자 한 명이 추가되면서 총 9명의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오늘 확인된 확진자의 경우 지난 3주 내 해외여행을 다녀온 적이 없는 사람이라 지역 확산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엠폭스, 원숭이두창 초기 증상
증상은 1980년대에 박멸된 천연두와 비슷하지만 그보다 조금 약한 버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보통 바이러스에 걸린 후 실제 증상이 나타나기까지는 며칠에서 몇 주가 걸릴 수 있기에 해외여행에 다녀온 직후 증상이 바로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엠폭스의 초기 증상은 주로 발열, 오한, 두통, 근육통, 피로감, 림프절 붓기 등 독감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납니다. 그러다 며칠 후부터 발진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발진의 경우 아래 단계를 거칩니다.
- 1단계에서는 물집 없이 피부가 빨갛기만 합니다. 이때부터 통증은 있을 수 있습니다. 하루에서 이틀정도는 이렇게 물집 없이 지나갑니다.
- 2단계가 되면 빨간 부위들에 작은 물집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물집은 아직은 크기가 작은 편입니다. 그리고 빨간 부위가 차츰 딱딱해집니다. 이 단계도 1~2일정도 유지됩니다.
- 3단계가 되면 수포가 더욱 커집니다. 수포는 안에 투명한 진물이 차있는 것처럼 보이게 됩니다. 1~2일정도 이런 형태가 유지됩니다.
- 4단계가 되면 수포 안쪽이 진물 대신 고름으로 차게 됩니다. 이렇게 진물이 차있는 상태는 5~7일정도 지속됩니다.
- 마지막 5단계가 되면 수포들이 딱딱한 껍질처럼 변하고 하나씩 딱지가 되어 떨어지게 됩니다. 이 단계는 7일에서 14일정도 유지되며 계속 딱지가 떨어집니다.
위의 전체 과정을 거치는 데는 2주에서 4주정도 걸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기간 내내, 딱지가 완전히 떨어질 때까지는 계속 전염성이 있습니다. 이 기간 동안 입과 항문 등에 궤양이 생기기도 합니다. 다만 위의 단계는 일반적으로 알려져있는 패턴인데 최근의 사례들은 이 증상 패턴을 따르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고 합니다. 패턴을 따르지 않았던 환자들의 경우 약간의 피부병변만 생겼거나, 미열만 지속된 경우도 있었습니다. 위와 같은 일반적인 패턴을 따르는 경우 별도 약물이 없더라도 수 주가 지나면 발진도 없어지고 증상도 저절로 사라집니다.
엠폭스 진단
엠폭스는 일반적으로 피부병변 등의 증상이 의심되거나 홍역, 수두같은 다른 질환이 의심되어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몸에 열감이 있거나 피부 통증이 있거나, 메스꺼운 증상이 있거나, 전에 없던 발진이나 궤양이 생긴 경우 즉시 의료 기관에 방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병원에 방문한 환자에 대해서는 먼저 상처부위(병변)에서 피부 조직 샘플을 채취합니다. 그리고 PCR 테스트 즉 유전자 지문 채취를 진행합니다. 엠폭스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 확인을 위해 혈액 체취를 진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엠폭스 치료법, 치료제
현재 국내에서는 테코비리마트(Tecovirimat)라는 항바이러스제를 쓰고있습니다. 테코비리마트는 미국의 제약회사인 시가테크놀로지에서 개발한 두창 치료용 항바이러스제이며 원래 천연두 치료제로 FDA 허가를 받았습니다. 몸무게 13kg 이상의 소아와 성인에게 투여할 수 있습니다. 임상실험 결과에 따르면 테코비리마트를 쓴 환자의 40%에서 병변이 완전히 소실되었고 환자의 92%가 3주만에 회복되었습니다. 다만 미국 CDC에 따르면 현재로서는 엠폭스에 대해 명백히 입증된 치료법은 없습니다. 테코비리마트의 경우에도 천연두 치료제로서 승인받은 것은 맞지만 엠폭스용으로 FDA의 승인을 받은 것은 아니기에 테코비리마트를 투여해야 하는 경우 이 약이 FDA의 승인을 받지 않은 연구용 약물임을 이해한다는 동의서에 서명을 해야합니다. 이와 같은 이유로 테코비리마트는 중증 질환이 있거나 면역 체계가 약화된 사람, 바이러스로 억제되지 않는 HIV 및 습진 등이 있는 사람 등 중증 질병으로 발전할 위험이 높은 사람만을 대상으로 합니다. 현재 테코비리마트는 엠폭스 치료를 위한 연구용 치료제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엠폭스 치사율, 사망률
엠폭스는 대체로 수 주가 지나면 발진도 없어지고 증상도 저절로 사라집니다. 다만 증상이 심각한 일부 사례에서는 폐출혈로 이어저 사망에 이른 경우도 있습니다. 엠폭스는 현재 세 가지 변이가 확인되었습니다. 종류는 다음과 같습니다.
- 클레이드 1: 콩고 분지에 존재하며 사망률은 최대 10% 수준입니다. 다만 설치류와 인간 간의 전파가 거의 발생하지 않습니다.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 결과에 따르면 클레이드 1의 엠폭스 바이러스 독성이 클레이드 2a 대비 1,000배가량 높다고 보고되기도 했습니다.
- 클레이드 2a: 서아프리카에 존재하며 사망률이 1% 수준으로 낮고 인수공통으로 전염됩니다.
- 클레이드 2b: 현재 사람들 간의 전파로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클레이드입니다. 인수공통전염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유전적으로는 클레이드 2a와 유사하지만 사망률은 2a보다 낮습니다. 쥐를 대상으로한 실험 결과 클레이드 2b의 독성은 클레이드 2a보다 100배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세 개 유형의 중증도는 클레이드 I > 클레이드 IIa > 클레이드 IIb 순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엠폭스 백신
WHO에 따르면 현재 세 가지의 백신이 알려져 있으며 전세계에 공급되고 있습니다. 이들 중 두 가지는 원래는 천연두 백신이지만 원숭이두창용 백신으로 승인된 것입니다. 다만 이 백신들이 실제로 사람들을 엠폭스 바이러스로부터 얼마나 보호해줄 수 있는지에 대한 데이터는 충분하지 않다고 하며 이에 코로나때처럼 국민 대다수가 백신을 맞는 것은 권장되지 않고 있습니다.
엠폭스 감염경로
엠폭스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동물이나 사람과 접촉할 때 감염될 수 있습니다. 또한 엠폭스 바이러스는 특정 조건에서 일정 시간동안 일부 물체의 표면에서 생존하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감염된 동물이나 사람이 입은 옷, 사용한 수건이나 침구류 등 바이러스가 묻을 수 있는 물질에 접촉해도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습니다.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건으로 의심되는 경우 비누와 물, 일반 가정용 소독제나 표백제 등으로 청소하여 바이러스를 없앨 수 있습니다.
엠폭스에 걸릴 수 있는 사람은 누구
엠폭스는 사실상 누구나 걸릴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의 경우 대부분 15세 미만의 어린이들에게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외의 지역에서는 성인의 발병율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으나 사실상 나이와 상관 없이 엠폭스에 걸릴 수 있습니다. 또한 기존에 알려진 바에 따르면 특정 성별이나 특정 성적 행동, 성병 등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이야기도 있었으나 이 역시 강력한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며 남녀노소 누구든 이 바이러스에 노출될 수 있다고 봐야 합니다.
엠폭스 예방법
엠폭스의 예방은 결국 감염된 동물이나 인간과의 접촉을 최대한 줄이고 사람 간의 전파를 막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엠폭스의 확산을 줄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래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비누로 손을 깨끗하게 자주 씻는 것이 좋습니다.
- 엠폭스에 감염된 동물이나 사람과의 접촉을 피해야 합니다. 감염자 또는 감염된 반려동물을 돌보아야 하는 사람이라면 개인 보호장비를 착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 엠폭스 감염자가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침구나 기타 물건과의 접촉을 피해야 합니다.
- 고기는 가급적이면 익혀서 먹어야 합니다.
-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가급적이면 마스크를 착용해야 합니다.
엠폭스 천연두 차이점
엠폭스와 천연두 모두 올소폭스바이러스(orthopoxvirus) 계열이기는 하나 바이러스는 각각 별개로 다릅니다. 천연두의 경우 치료제가 개발되기 전에는 전염성도 매우 강했고 증상도 심했으며 전파력도 강했습니다. 그러다 확실한 치료제가 개발되면서 1980년대에 전세계에서 완전히 박멸되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엠폭스의 경우 여러 곳에서 치료제를 개발하고는 있지만 입증된 치료제는 없는 실정이며, 아직까지는 전염성이 매우 강한 편은 아닙니다. 증상도 천연두와 비교하면 경미한 수준입니다.
엠폭스 수두 차이점
엠폭스의 경우 오르토바이러스 계열이고 수두는 헤르페스 바이러스입니다. 두 바이러스 모두 피부 접촉 또는 장시간의 대면 접촉을 통해 전염될 수 있습니다. 다만 전염성은 수두가 훨씬 높은 편입니다. 그리고 엠폭스의 경우 수두와는 다르게 종창성 림프절을 동반할 확률이 높습니다. 발진 형태도 조금 다릅니다. 수두 발진의 경우 물결 모양인 반면 엠폭스는 물집이 대체로 크고 동그랗게 튀어나오는 특징이 있습니다. 수두는 증상이 사라지기까지 최대 2주 정도 걸리지만 엠폭스는 최대 4주까지도 걸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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